
하늘이 너므 이쁨
바람 끝이 제법 선선해진 주말, 시골 밭에 다녀왔습니다. 유난히 파랗고 높던 하늘 아래, 몇 년 전 돌아가신 아빠가 손수 심어두셨던 사과대추나무가 올해도 어김없이 푸릇한 열매를 가득 매달고 있더군요.
약을 전혀 치지 않는 나무라 가만두면 벌레들이 먼저 잔치를 벌입니다. 더 뺏기기 전에 부랴부랴 장대를 들고 조금 이르게 털어냈습니다.

욕심부리지 않고 툭툭 털어 모아보니 제법 묵직합니다. 전문 농사꾼 손길이 닿지 않아 제멋대로 자란 녀석들이라 생김새도, 크기도 제각각입니다.

빨리 따서 아직 앙증맞은 꼬마 대추부터, 한 손에 꽉 차는 큼직한 녀석까지. 줄을 세워두고 가만히 들여다보니 웃음이 납니다.

어떤 녀석은 이름 그대로 아기 사과를 쏙 빼닮았고, 어떤 녀석은 은근슬쩍 애플망고 흉내를 내고 있네요. 벌레 자국 조금 있어도, 투박하고 제멋대로여도 아빠가 심어놓은 거라 그런지 내 눈엔 참 예쁩니다.


애들망고처럼 보이는 사과 대추 / 사과처럼 보이는 사과대추
깨끗이 씻어 한입 베어 무니 풋풋하면서도 아삭하고 은은한 단맛이 입안에 돕니다. 가을철 대추가 왜 '보약' 소리를 듣는지 문득 생각이 나서 효능도 함께 정리해 봅니다.
💡 가을철, 사과대추를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이유
1. '비타민 C 폭탄' 피로 회복과 면역력 증진 대추에는 귤이나 사과보다 훨씬 많은 비타민 C가 들어있습니다. 일교차가 커져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환절기에 감기 예방과 피로 회복에 이만한 천연 영양제가 없습니다.
2. 마음을 편안하게, 천연 신경안정제 대추 특유의 단맛과 성분(사포닌, 스피노신 등)은 중추신경을 이완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생각이 많아 잠을 잘 못 이루거나, 갱년기 전후로 불면증이나 가슴 두근거림이 있을 때 따뜻한 대추차나 생대추를 곁들이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줍니다.
3. 속을 따뜻하게, 위장 건강과 혈액순환 한의학에서도 대추는 성질이 따뜻해 위장을 보호하고 기혈 순환을 돕는 약재로 쓰입니다. 손발이 차거나 평소 소화가 잘 안 되는 분들에게 부드럽게 속을 덥혀주는 고마운 과일입니다.
4. 노화 방지와 항산화 효과 베타카로틴과 폴리페놀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체내 유해산소를 없애주고 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유익합니다.
비록 벌레 먹을까 봐 조금 서둘러 땄지만, 아빠가 남겨주고 간 선물 덕분에 올가을은 달콤하고 든든하게 보낼 것 같습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제철 과일 챙겨 드시며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